정장 원단 등급이 갈리는 이유, 같은 울도 공정에서 값이 달라집니다

정장 원단 등급은 숫자가 아니라 공정의 결과입니다
원단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Super 100s, Super 150s 같은 표기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원모의 섬도를 가리키는 하나의 기준일 뿐, 가격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같은 울이라도 값이 갈리는 이유는 원모가 실이 되고 원단이 되어 밀을 떠나기까지의 공정에 흩어져 있습니다. 정장 원단 등급을 이해하려면 그 단계를 하나씩 나누어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어떤 원모를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가
- 어떤 방식으로 실을 뽑고 어떤 속도로 짰는가
- 밀이 마무리에 얼마나 시간을 들였는가
- 얼마나 적은 수량으로 만들어졌는가
원사 자체의 원가가 출발선을 정합니다
원단의 값은 실을 만들기 전부터 이미 벌어집니다.
- 섬도가 가늘어질수록 한 마리에서 얻는 양이 줄고, 선별과 검사에 드는 비용이 늘어납니다.
- 같은 마이크론이라도 섬유장이 길고 고른 로트가 값이 높습니다. 짧은 섬유가 섞이면 완성된 원단 표면에 잔털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 캐시미어, 모헤어, 실크, 리넨을 섞으면 혼방 비율만큼 원사 단계에서 원가가 올라갑니다.
- 하이트위스트처럼 강하게 꼬는 원사는 꼬임 공정이 한 번 더 들어가고, 그만큼 손실과 시간이 추가됩니다.
방적과 직조 방식에서 한 번 더 갈립니다
같은 원모라도 실을 뽑는 방식과 짜는 방식에 따라 완성된 원단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 소모 방적은 빗질 공정으로 짧은 섬유를 걸러냅니다. 걸러내는 만큼 손실이 생기고, 대신 실이 매끈하고 균일해집니다.
- 직기의 속도가 원가를 좌우합니다. 천천히 짜면 실에 걸리는 장력이 낮아 조직이 부드럽게 안정되지만 시간당 생산량은 줄어듭니다.
- 조직에 따라 공정 수가 다릅니다. 평직은 구조가 단순해 표면이 균일하고, 능직은 사선 조직으로 드레이프가 살아납니다. 코듀로이는 파일을 세우고 절단하는 공정이, 트위드는 특유의 조직과 색사 배합이 따로 필요합니다.
- 밀도가 높은 원단은 같은 길이를 짜는 데 더 많은 실과 더 긴 시간을 씁니다.
밀의 마감 공정이 원단의 표정을 완성합니다
짜인 직물은 그대로 출고되지 않습니다. 정련으로 유분을 걷어내고, 필요에 따라 축융으로 조직을 조이며, 증기로 열과 수분을 주어 치수를 안정시키고, 마지막에 결점을 검사합니다.
- 이 마무리를 서두르면 재단과 프레스 과정에서 치수가 흔들릴 여지가 남습니다.
- 시간을 들여 안정시킨 원단은 다림질 후에도 형태가 덜 변하고, 착용 중 늘어남이 적습니다.
- 염색을 실 상태에서 하는지 직물 상태에서 하는지에 따라 색의 깊이와 균일함이 달라집니다.
이탈리아의 드라고, 키톤, 카를로 바르베라, 제냐, 스카발, 영국의 덕데일, 도멜, 클리솔드, 일본의 마츠키, 한국의 리브라처럼 밀마다 축적된 마감의 성격이 다른 것도 이 단계 때문입니다.
소량 생산과 재고 부담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
마지막 변수는 수량입니다. 밀은 한 번 생산을 걸 때 경사를 준비하고 직기를 세팅하는 고정 비용을 치릅니다. 이 비용은 100미터를 짜든 1,000미터를 짜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컬러 수가 많고 각 컬러의 수량이 적은 컬렉션일수록 단위당 부담이 커집니다.
- 시즌마다 새로 구성되는 벙클은 팔리지 않은 수량이 그대로 재고 위험으로 남습니다.
- 한 벌 분량씩 재단해 공급하는 방식은 대량 생산의 이점을 얻기 어렵습니다.
| 공정 단계 | 값을 올리는 요인 | 완성된 옷에서 드러나는 차이 |
|---|---|---|
| 원사 | 가는 섬도, 긴 섬유장, 고급 혼방 | 촉감의 부드러움, 표면의 깨끗함 |
| 방적 | 빗질 공정에서의 손실, 추가 꼬임 | 실의 균일함, 구김 회복력 |
| 직조 | 낮은 직기 속도, 높은 밀도 | 조직의 안정감, 드레이프 |
| 마감 | 긴 정련과 증기 세팅 시간 | 치수 안정성, 색의 깊이 |
| 생산량 | 소량 생산, 재고 부담 | 원단 자체의 희소성과 단가 |
원단을 고르기 전에 확인하면 좋은 것
표기된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이 원단이 어떤 계절과 어떤 자리에 쓰일지를 먼저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매일 입을 출근용 정장과 예복은 필요한 성질이 다르고, 그에 맞는 조직과 마감도 다릅니다.
그리고 원단은 어디까지나 재료입니다. 체형을 먼저 이해하고 패턴을 잡은 뒤 가봉에서 밀리미터 단위로 보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원단이 가진 성질이 실루엣으로 드러납니다. 좋은 원단만으로 좋은 정장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도버맨 대구본점은 이탈리아, 영국, 일본, 한국의 여러 밀 원단을 두고 입문용 정장부터 하이엔드까지 폭넓게 상담하고 있습니다. 원단의 성격과 예산을 함께 놓고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대구 중구 경대병원역 2호선 3번 출구 인근 매장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는 053-719-3236이며, 화요일과 수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Super 150s가 Super 100s보다 무조건 좋은 원단입니까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Super 표기는 원모의 섬도를 나타내는 기준에 가깝고, 실제 착용감과 내구성은 섬유장, 꼬임, 직조 밀도, 마감 공정이 함께 결정합니다. 가늘수록 촉감은 부드럽지만 구김과 마찰에는 상대적으로 예민할 수 있어 용도에 맞춰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Q같은 밀의 원단인데 벙클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벙클마다 사용한 원사의 등급과 혼방 구성, 직조 밀도, 생산 수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캐시미어나 실크가 섞이거나 소량으로만 짜는 컬렉션은 같은 밀이라도 단위당 원가가 올라갑니다.
Q여름용 하이트위스트 원단이 비싼 편인 이유가 있습니까
실을 강하게 꼬는 공정이 한 단계 더 들어가고, 꼬임이 강한 실은 직조 시 관리가 까다로워 생산 속도가 떨어집니다. 대신 조직에 탄력이 생겨 구김 회복이 좋고 통기성이 확보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Q원단 가격이 올라가면 정장의 완성도도 그만큼 올라갑니까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원단은 재료이고, 체형을 이해해 패턴을 잡고 가봉에서 보정하는 과정이 실루엣을 만듭니다. 좋은 원단만으로 좋은 정장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