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원단 모 한 글자가 가리키는 범위를 읽는 법

견적서에는 “모 100%“라고 적혀 있고, 완성된 정장 안쪽 라벨에는 “WOOL 100%“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표기가 서로 다른 원단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섬유를 두 언어로 적어 둔 것입니다.
정장 원단 모라는 한 글자는 생각보다 넓은 범위를 덮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같은 말이고 어디부터 다른 섬유인지,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정장 원단 모는 울이며 곧 양모입니다
- 모: 한자 표기이며, 섬유 혼용률 표시에서 양의 털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 울(WOOL): 같은 섬유의 영문 표기입니다
- 양모: 같은 섬유의 우리말 풀이입니다
셋 다 양에서 깎은 털입니다. 견적서의 “모”, 케어라벨의 “WOOL”, 상담 중에 듣는 “양모”는 모두 한자리를 가리킵니다.
다만 같은 모라도 양의 품종과 실 가공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가는 섬유로 곱게 뽑은 실, 강하게 꼬아 만든 하이트위스트, 굵게 뽑아 도톰하게 짠 트위드가 모두 “모”라는 한 글자 안에 들어갑니다. 모라는 표기는 섬유의 종류를 말해 줄 뿐, 그 옷의 성격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모헤어와 캐시미어는 왜 따로 적히는가
동물의 털이라고 해서 모두 “모”로 묶이지는 않습니다. 양이 아닌 동물에서 나온 털은 대개 제 이름을 그대로 적습니다.
- 모헤어는 앙고라 염소의 털입니다
- 캐시미어는 캐시미어 염소의 털입니다
- 알파카, 낙타모, 앙고라 역시 각각의 이름으로 표기됩니다
그래서 “모 100”과 “모 90 모헤어 10”은 구성이 다릅니다. 뒤쪽은 양모에 앙고라 염소털이 10퍼센트 섞였다는 뜻입니다. 모헤어가 섞이면 표면이 서늘해지고 탄력이 생기며 특유의 광이 돕니다. 캐시미어가 섞이면 손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워지고 보온성이 올라갑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모헤어나 캐시미어가 적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나은 정장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캐시미어 비율이 높아지면 감촉은 좋아지지만 형태를 버티는 힘과 마찰에 견디는 힘은 대체로 떨어집니다. 매일 앉고 일어서는 비즈니스 정장이라면 그 점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혼용률 숫자는 앞에서부터 읽습니다
혼용률은 무게 비율이 높은 섬유부터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읽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 맨 앞 섬유를 봅니다. 이 원단의 기본 성격을 정하는 자리입니다.
- 두 번째 섬유와 그 비율을 봅니다. 무엇을 보태려 했는지가 드러납니다.
- 합성섬유가 있는지 봅니다. 폴리에스터, 나일론, 엘라스테인의 유무입니다.
- 1에서 3퍼센트의 작은 숫자를 봅니다. 대개 신축을 위한 엘라스테인입니다.
| 표기 예 | 읽는 법 | 예상되는 성격 |
|---|---|---|
| 모 100 | 양모만으로 구성 | 통기성과 복원력에 강점, 계절감은 무게와 조직으로 따로 확인 |
| 모 95 엘라스테인 5 | 양모 바탕에 신축 보강 | 활동성에 유리, 표면의 광택 표현은 다소 절제됨 |
| 모 90 모헤어 10 | 양모에 염소털을 보탬 | 서늘하고 탄력 있으며 광이 도는 표면 |
| 모 80 캐시미어 20 | 부드러움과 보온을 강화 | 감촉이 좋은 대신 마찰에는 상대적으로 약함 |
| 모 55 폴리에스터 45 | 합성섬유 비중이 큼 | 구김과 관리에 유리, 통기성은 양모보다 낮음 |
견적서와 케어라벨이 어긋나 보일 때
표기를 맞춰 보다 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한 순간이 있습니다. 대개 다음 네 가지 중 하나입니다.
- 국문과 영문의 차이입니다. 모와 WOOL, 모헤어와 MOHAIR는 같은 말입니다.
- 슈퍼 숫자는 혼용률이 아닙니다. Super 110’s 같은 표기는 원사의 굵기를 기준으로 한 등급이라 모 100퍼센트 원단에도 붙습니다.
- 겉감과 안감은 따로 적힙니다. 안감의 폴리에스터 표기를 겉감 혼용률로 읽어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조직 이름은 섬유가 아닙니다. 평직, 능직, 코듀로이, 트위드, 하이트위스트는 실을 짜고 꼬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같은 모 100퍼센트라도 조직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옷이 됩니다.
표기를 다 읽고 나서 남는 질문
혼용률을 정확히 읽어 내도 마지막 질문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 원단이 내 체형 위에서 어떻게 떨어지는가입니다. 어깨와 등의 굴곡, 허리와 엉덩이의 차이에 따라 같은 원단이 매끈하게 떨어지기도 하고 주름을 만들기도 합니다. 좋은 원단만으로 좋은 정장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은 여기에서 나옵니다. 원단보다 먼저 체형을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야, 견적서의 숫자가 비로소 옷의 결과로 이어집니다.
도버맨 대구본점에는 이탈리아의 드라고, 키톤, 카를로 바르베라, 제냐, 영국의 덕데일, 도멜, 클리솔드, 스카발, 일본 마츠키와 한국 리브라의 번치북이 갖춰져 있습니다. 표기만 읽고 결정하기보다, 실물 원단을 손에 놓고 혼용률과 조직을 함께 확인하신 뒤 정하시길 권합니다. 매장은 2호선 경대병원역 3번 출구 인근에 있으며, 상담 예약과 문의는 053-719-3236으로 하실 수 있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견적서의 '모'와 라벨의 'WOOL'은 다른 원단인가요?
같은 섬유를 국문과 영문으로 적은 것입니다. 모는 한자 표기, 울은 영문 표기, 양모는 우리말 풀이로 셋 모두 양에서 깎은 털을 가리킵니다.
Q모헤어나 캐시미어가 섞이면 더 좋은 원단인가요?
성격이 달라질 뿐 상위 개념은 아닙니다. 모헤어는 서늘함과 탄력, 특유의 광을 더하고 캐시미어는 감촉과 보온을 더합니다. 다만 캐시미어 비율이 높아지면 형태를 버티는 힘과 마찰에 견디는 힘은 대체로 떨어지므로, 자주 입는 정장이라면 그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Q혼용률 숫자는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하나요?
무게 비율이 높은 섬유부터 적는 것이 원칙이므로 앞에서부터 읽습니다. 맨 앞 섬유가 원단의 기본 성격을 정하고, 두 번째 섬유는 무엇을 보태려 했는지를 알려 줍니다. 1에서 3퍼센트의 작은 숫자는 대개 신축을 위한 엘라스테인입니다.
QSuper 110's 같은 표기도 혼용률인가요?
아닙니다. 슈퍼 숫자는 원사의 굵기를 기준으로 한 등급 표기라서 모 100퍼센트 원단에도 붙습니다. 섬유 구성을 알려 주는 혼용률과는 다른 정보입니다.
